일하기 힘든 시즌...
2007년은 신년초부터 별로 운이 없다. 예산에 관한 문제도 너무 빡빡해져, 소위 말하는 제로 베이스 버짓팅(Zero Base Budgeting)으로 모든 예산상의 fat이 빠져버린거다. 문제는 PR이라는 것이 언제나 unexpected spending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 왜냐면 PR은 사람과 관계들을 관리하는 데 예산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언제 출입기자가 바뀔 줄 모른다. 언제 출입기자의 부모님이 돌아가실찌, 우리 출입기자가 언제 데스크로 승진을 할찌, 어느 언론사가 언제 부수 확장을 할찌, 몇월 몇일 어느 기자와 어디서 밥을 먹을 찌...예산 계획을 잡기는 솔직히 100%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쩌랴, 기업은 예측과 계획으로 움직이는 것을...1000원을 줄테니 오징어 한마리랑 소주 두병 그리고 담배한갑에 거스름 돈 500원은 남겨오라는...나쁜(?) 선배들의 요청 처럼 묵묵히 실무는 해가면서 예산을 운용해야 인정을 받게됬다.

어제 오늘 하루 종일 에이전시 사장과 이메일 배틀을 했다. 나보다 십여년은 더 사신분. 연말에 미처 지급하지 못한 미지급금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분명히 3개월내에 깨끗이 청산을 해 주겠다는 보쓰의 약속이 있었는데도, 거기에 별로 신뢰를 두지 않는 듯 하다.

그 사장은 미지급된 부분을 100% 청산하기 전까지는 절대(!) 한푼도 추가적 비용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나는 실무적으로 어떻게 0%로 활동을 중단할 수 있는가..그러니 조금씩 풀어가면서 이미 제시한 3월을 기다려라 이렇게 주장한다.

여러번 이메일이 오고 가면서 그 사장님은 우리의 무분별한(?) 예산 운용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게다가 부분적으로 풀어가면서 3월을 기다리라고 하니 더더욱 기가 찬 모양이다. 경영상으로 불가능하단다.

나는 그 과정에서 에이전시의 서비스 마인드와 태도를 본다. 원래부터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마인드와 태도였는데. 이제는 그 에이전시가 우리회사와 같은 우량 회사를 신용불량기업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더더욱 기분이 상한다.

이번 케이스에서 경험한 key learning은,

1. 예산의 운용에 있어서 더욱 신중하고 최소한 몇개월 후의 cash flow를 확인 관리해야 하겠다. 에이전시에게 졸지에 거지취급 받기 싫으면...
2. 에이전시에게 항상 젠틀해서만은 안되겠다. 당근과 채찍을 현란하게 활용해야 하겠다.
3.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잘 보여야 겠다.

한마디로 갑과 을의 관계에서 칼자루는 누가 쥐고 있는 걸까? 칼자루를 제대로 쥔 갑만이 존경받는다는 것을 배웠다. 참으로 좋은 경험이다.

누가 칼날을 쥐고 있을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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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마미 | 2007/01/23 22:31 | 일상(日想)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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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3-KB at 2007/01/24 01:55
PR 하는 사람들 잘못 건드리면 거꾸로 악성 루머가 시장에 퍼지지 않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어린시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아직도어리지만;;
Commented by 우마미 at 2007/01/24 09:21
PR을 하는 사람들은 기업에서 누구보다도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됩니다. 흔히 일컷는 PR의 윤리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PR 비지니스 윤리 또는 인간 본연의 윤리의식 뭐...이런 것으로 주로 해색되는데 실제로는 그 보다 더 프로페셔널한 면이 있습니다. KB님께서 상상하셨던 그런일들은 프로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Commented by 3-KB at 2007/01/25 23:25
아 그렇군요, 역시 세상은 타락하지 않았어요.
Commented by junycap at 2007/01/26 00:22
현재 대행사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및 수임료 지급에 대한 사항은 제가 언급할 수 없는 사항이겠습니다만, 그냥 일반적으로 PR 도 비즈니스다 라는 기본 베이스에서 PR회사는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PR회사 사장은 그 댓가로 직원들에게 월급주고, 임대료 내고, 각종 사무용품 비용 등 등 소요하고, 게다가 수익까지 내면서 캐시 플로우까지 확보하려면 머리 꽤나 아플 것입니다. 형님 쪽 케이스는 아예 돈을 주지 않아 PR 회사 담당자들 속 섞히며 법적소송까지 가는 상황은 전혀 아니지만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댓가를 조금이라도 빨리 받고 싶은 것은 대행사로서 당연하지 않나 생각되고요. 계약서에 의거 처리하심 될 듯. 그냥 댓글 안 달려다가 몇자 적어봅니다.
Commented by 우마미 at 2007/01/26 09:38
우리 에이전시의 자세는 말야...더이상 못하겠다는 거야. 우리 회사가 신용불량 회사도 아닌데 청산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거지. 모르겠다. 암튼...닮고싶은 경영주는 아닌거 같어. 느낌이. 솔직히 내 자신도 내가 나중에 회사를 경영하면 이런 상황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되겠지. 그러나 중요한 것은 commitment라고 봐, 그리고 passion이지. 그게 없으면 너무 드라이 한거지. 나중에 이게 모두 청산이 되면 다시 어떻게 일을 하겠어. 예전에도 없던 파트너쉽이 다시 살아 날까? 햇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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