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채널 만들기 (2편)

존경하는 김호 선배의 긴 답글을 읽으면서 한참동안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서 또 실무자들간에 이 '접대'라는 단어가 얼마나 부정적인 의미로 새겨져 있는가에 대해 한번 더 놀랐습니다. 접대라는 단어를 사전적 정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接待라는 한자를 쓸 땐 '손님을 맞아서 시중을 듦'이라는 의미로, 또 接對라는 한자를 쓸때엔 '맞아들여 대면함'이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영어로도 'warm reception' 'welcome' 'entertainment'라는 단어를 쓰는 걸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한결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접대비라는 것은 외국기업에서도 entertainment expense라고 해서, 회계상에 분명히 명시해 놓은 비용(cost)항목 중 하나입니다. 회계정의상 entertainment expense라는 것은 '기업활동에서 당해 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하는 비용'이라고 정의합니다.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이거 뭐 회계학 강의 같습니다만. 접대에 관한 기존의 편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길게 씁니다....)    

네이버의 사전적 의미로;

접대비란 교제비·기밀비·사례금 등 이와 유사한 항목의 지출금을 말한다. 이와 같은 비용은 기업회계나 세무회계에서 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기간계산에서 손금(損金)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출은 성질상 사실거래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사용인의 개인적인 교제에 유용되거나 또는 이익의 은폐수단으로 악용되어 기업 본래의 건전한 목적과는 상이하게 쓰이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세법은 이러한 남비(濫費)를 억제함으로써 기업의 자본축적을 기하게 하고 간접적으로는 국가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접대비의 손금산입한도액 계산방법을 정해놓고, 그 한도액을 초과하여 지급한 접대비는 소득금액계산상 손금에 산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인세법 18조 2, 소득세법 50조).

이렇게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부나 법적으로 우려하는 바는 "사용인의 개인적인 교제에 유용시 또는 이익의 은폐수단으로 악용되어 기업 본래의 건전한 목적과는 상이하게 쓰이는 사례"입니다. 물론 이는 철저하게 '비윤리적' 사안으로 PR인뿐 아니라 모든 비지니스인들에게 각별하게 경계해야 될 것들입니다.

제가 정의하는 PR업무에 있어서 '접대'란 우선 다음과 같은 전제를 포함합니다.

1. PR은 학문이 아니라 비지니스 활동이다.
2. 모든 비지니스 활동은 기업 본래의 건전한 목적을 지향한다.
3. PR활동이 이러한 거대한 비지니스의 건전한 목적을 지향함에 있어 활동 과정상 발생하는 접대비용은 기업회계나 세무회계에서 제시한 기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4. 단, PR활동상의 접대비가 사용인의 개인적인 교제에 유용시 또는 이익의 은폐수단으로 악용되어 기업 본래의 건전한 목적과는 상이하게 쓰일시에는 법적인 비판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접대를 따듯하게 맞아 환대하고 대면하는 것으로 볼 때 PR활동에서 접대의 의미는 '커뮤니케이션 및 채널의 확보"를 기본 목적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출입하게 된 출입기자와 차 한잔을 마셔도 이는 '접대'입니다. 그 기자와 포호아에서 쌀국수를 한 그릇 먹어도 접대지요. 그 기자와 골프를 나갑니다. 그 기자와 맥주를 한잔하고 더 나아가 빠에 가서 윈저 17에 폭탄을 말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도 접대지요. 더 나아가...'적절치 않다고 여겨지는(?)' 술집에서 기자와 술한잔 하는 것도 접대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렇듯 접대에는 수없이 많은 유형이 있습니다.

이말은...어떤 접대는 비윤리적이고 어떤 접대는 윤리적이다 판결하기 전에 먼저 이러한 비지니스상의 접대행위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CEO나 교수님들이 "왜 기자들을 접대하느냐, 접대하지 말아라"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면, 이는 반대로 "회계상의 접대비를 PR에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기자들과 얼굴을 대면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행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하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곧 "PR은 근본적으로 기업의 목적에 이바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아주 치욕적인 말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 출입기자로 임명받은 OO일보 OOO기자가 우리회사를 지나가다가 신입인사차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마침 사장님과 홍보담당 임원이 부재중이라 PR매니저가 근처 커피숍에 가서 그 기자와 커피 2잔을 마셨습니다. 이 커피 두잔 값인 14000원. 이것은 분명 접대비입니다. (회계상으로 이렇게 처리해야 맞습니다.)

어느 PR담당자들이고 PR에이전시고 이러한 접대에 대한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자기돈 내면서 일하는 부자 PR담당자가 누가 있을까요. 인하우스가 에이전시에게 허락하는 out-of-pocket expense중에도 이러한 접대비 항목은 포함되어있습니다. press meal이라던가...snack이라던가...

제가 제안하는 것은;

1. 무조건 접대를, 접대행위를 비윤리적인 활동으로 그리고 접대하는 PR인들을 더러운 죄인으로 보지는 말자
2. 비지니스 목적에 align되어 있는 PR의 일상적인 접대 행위를 '쓸데없는 비윤리적인 행위'로 치부하지는 말자
3. 마지막으로 'PR업무상의 접대'라는 것을 너무 macro하게 생각해 과도하게 혼란스러워 하지말자

이상입니다.

제가 '접대는 윤리의 잣대로 잴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오해 소지를 줄이기 위해 더 자세히 쓰자면;

"기업의 건전한 목적을 순수하게 지향하는 일상적인 PR업무상 접대는 '바람직하다 아니다' 하는 반 context적인 윤리의 잣대로 잴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미였습니다.

김호 선배께서는 '홍보업계에서 기자와의 사이의 접대에는 윤리적 잣대가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앞으로 홍보업계는 프로페셔널 산업으로 발전될 가망이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감히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홍보업계에서 기자와의 사이의 접대를 비윤리적이라 치부하고 회피하는 것은, 앞으로 홍보업계는 프로페셔널 산업으로 발전될 가망이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입니다.

그 만큼...기업의 건전한 목적에 이바지하는 한 접대는 일상적인 것으로 보아야 하며, PR업무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및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를 위한 접대활동은 적극 장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진짜 PR인들이 프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PR 프로란 자신이 속한 기업의 건전한 목적을 정확하게 성취하는 능력이 있는 비지니스맨이기 때문입니다.


P.S. 참고로...제가 뭐 접대지상론자나 아니면 소위 말하는 비윤리적인(?) 접대관행에 박수를 보내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글 쓰다보니...이거 뭐 술상무가 쓰는 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네 이거. 쩝~ 그냥 우리 너무 나쁘게 생각하진 말자는 의미로 씁니다.


by 우마미 | 2007/07/09 12:35 | 새글들(2007) | 트랙백(1) | 핑백(1) | 덧글(7)
트랙백 주소 : http://fdu700.egloos.com/tb/132494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Communicatio.. at 2007/07/09 12:42

제목 : 언론 채널 만들기...
평소에 학생들이 물어오는 질문중에 하나. "선생님, 기자들을 접대하려면 술을 많이 먹어야 하지요?" 그들 마음에 접대는 곧 술이다. 접대에 대해 간단한 생각들을 정리해본다.1. 접대는 갑과 을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접대는 친구끼리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다. 비지니스적인 목적이 있다. 갑이라는 소스로 부터 을이라는 사업자가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다. 취할수 있는 이득이 예상이 안되거나, 그것이 의미없이 미미하다면 접대는 성립하지 않는다.2. 접대는......more

Linked at Micky's Castle o.. at 2007/08/14 10:12

... 데 여기서 정용민 선생님의 포스팅 글을 참고해야겠다.^^언론 채널 만들기http://fdu700.egloos.com/1312066언론 채널 만들기 2편http://fdu700.egloos.com/1324940A Rolodex is a rotating file device used to store business contact information (the ... more

Commented by 김호 at 2007/07/09 13:00
:) 저 역시 답글을 여기에 길게 달 필요가 없겠네요. 아마 탄산수 마시며 얼굴보고 이야기했으면, 이렇게 길게 이야기할 문제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저도 지난 10년 동안 매달 빼놓지 않고, entertainment expense report를 회사에 제출했왔습니다. 당연히 접대 없는 비즈니스가 어디있으며, 접대 없이 사는 가정이나 개인이 어디있겠습니까. 모두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대접'하는 수준에서의 '접대'가 있어야 세상도 살 맛이 나겠지요. 결국 what이 문제가 아니라 how가 문제지요. 정팀장님 글 두 개를 모두 읽은 분들은 훨씬 더 명확한 현실과 접대에 대한 이해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명 감사드립니다. 너무 긴 댓글 미안합니다.
Commented by 이명진 at 2007/07/09 13:29
언론 채널 만들기가 심각한 담론의 장으로 변한것 같습니다.^^;; 부장님이 그렇게 열성적으로 나름의 변을 하면 할수록 접대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대략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다양한 정보는 언제나 존재하고 그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의 차이에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침묵의 나선이론' 경우 처럼 일방적으로 흐르는 분위기에서 상반되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pr에 대한 주제로 담론의 장이 형성되는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저 처럼 초년생 경우 에는 무엇을 판단하기 이전에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기에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pr업계의 프로페셔널한 두선생님의 깊은 얘기 흥미롭게 읽고 갑니다.그럼 꾸벅~
Commented by 우마미 at 2007/07/09 15:36
호 선배...탄산수 먹어두 취해요 전 요즘...아주~ 아~무 의미 없는 인간이 되 버렸답니다. ㅜ,.ㅡ //명진선수...침묵의 나선형 이론...진짜 간만에 듣습니다. 꾸벅~ :)
Commented by 샤도우 at 2007/07/09 16:28
나를 강한게 만들었던.... 6년간의 "을" 생활... 접대의 위력을 느꼈던 6년이었습니다... 불모지 커스터머에... 0원의 매출을 거의 5억까지 끌어 올렸으니...
Commented by 우마미 at 2007/07/09 16:35
샤도우형님...지난번에 생생한 활동 이야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눈물도 겨웠구요...후후후...이태리 잘 다녀오세요. 파네라이 사다 달라고 할라 그랬는데...할부문제 땜에 플랜 캔슬입니다. 후후후...^^
Commented by 헤르메스 at 2007/07/10 11:35
접대의 위력이라...
여튼 접대의 기준과 폭은 유효하다는데 한표.

그런데, 한국의 접대문화는 너무 획일적이지 않나요?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해도, 변화한 양상마저도 획일적이라 느껴져요.

지나친 남성의 닫힌문화가 문제일까요? ㅡㅡ;
Commented by 우마미 at 2007/07/10 20:32
그러게요...전형적인 접대의 이미지 때문이겠지요.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